35세 직장인이 55세 조기은퇴를 목표로 잡았다고 해봅니다. 은퇴 계산기에 조건을 넣어보니 자금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을 때, 흔히 “투자수익률을 더 올리면 되지 않을까” “물가만 안정되면 해결되지 않을까”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. 실제로 계산기 로직으로 하나씩 따져보면 결과는 다르게 나옵니다.
조건은 이렇게 잡았습니다
- 현재 나이 35세, 은퇴 희망 나이 55세, 기대수명 90세
- 금융자산 15,000,000원, 투자자산 20,000,000원, 연금저축·IRP 잔액 10,000,000원(월 200,000원 추가 납입)
- 월 저축 800,000원, 국민연금 65세부터 월 750,000원 예상
- 희망 생활비 월 2,800,000원, 은퇴 전 수익률 연 6%, 은퇴 후 수익률 연 3.5%, 물가상승률 연 2.5%
이대로면 76세에 자금이 바닥납니다
55세 은퇴 시점 예상 자산은 연금저축·IRP 124,480,000원을 포함해 총 606,360,000원입니다. 하지만 희망 생활비 월 2,800,000원을 그대로 쓰면 자산은 76세에 바닥나 90세까지 버티지 못합니다. 90세까지 유지하려면 55세 시점에 758,080,000원이 필요한데, 지금 계획으로는 276,200,000원이 부족합니다.
수익률만 높이면 해결될까
은퇴 후 수익률을 연 3.5%에서 4.5%로 1%p 올려도 자산 고갈 나이는 80세로 고작 4년 늘어날 뿐, 여전히 147,580,000원이 부족합니다. 부족분을 완전히 없애려면 은퇴 후 수익률을 연 6.5%까지 끌어올려야(이 경우 90세까지 자산이 유지됩니다) 하는데, 이는 은퇴 전 가정 수익률(연 6%)보다도 높은 수치를 35년 인출기 내내 유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.
그럼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해결될까
물가상승률을 연 2.5%에서 1.5%로 1%p 낮춰도 고갈 나이는 80세에 그치고132,880,000원이 남습니다. 부족분을 완전히 없애려면 물가상승률이 0%여야(이 경우에만 90세까지 자산이 유지됩니다) 하는데, 이건 애초에 개인이 조절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닙니다.
저축액을 얼마나 늘려야 완전히 해결될까
같은 조건에서 월 저축액만 800,000원에서 1,400,000원으로 600,000원 늘리면 55세 시점 투자자산이 759,110,000원까지 쌓여 부족분이 완전히 사라집니다. 수익률을 거의 두 배(3.5%→6.5%)로 올리거나 물가상승률을 0%로 만드는 것과 달리, 월 저축액을 늘리는 건 지출을 줄이거나 소득을 늘리면 본인이 직접 실행할 수 있는 변화입니다.
세 가지 해법, 한 표로 정리하면
| 해결 방법 | 완전 해결에 필요한 변화 | 누가 통제하는가 |
|---|---|---|
| 저축액 늘리기 | 월 800,000원 → 1,400,000원 (+600,000원) | 본인이 직접 조절 가능 |
| 은퇴 후 수익률 개선 | 연 3.5% → 6.5% (+3%p) | 시장 상황에 좌우, 개인이 지속 보장 불가 |
| 물가상승률 하락 | 연 2.5% → 0% | 개인이 전혀 통제할 수 없는 거시변수 |
세 방법 모두 계산상으로는 부족분 276,200,000원을 없앨 수 있지만, 실제로 실행 가능한 쪽은 저축액뿐입니다. 은퇴자금 시뮬레이션에서 부족분이 나왔다면, 수익률이나 물가 같은 통제 밖의 변수를 바라기보다 저축액처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변수부터 계산기로 확인해보는 것이 훨씬 확실한 접근입니다.
참고
- 이 계산은 투자수익률·물가상승률을 고정값으로 가정한 시뮬레이션이며, 실제 시장 상황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.
- 국민연금 수령액은 예상치이며 실제 수령액은 가입기간·소득 이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.